
19년 묵은 데크 밑 쓰레기까지 말끔히
점점 더 깨끗해지는 한라산
한라산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공기가 있습니다.
단순히 ‘산의 공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더해진 공기.
최근 한라산을 다녀오면서 그 마음이 더 깊게 느껴졌어요.
예전엔 등산로 주변이나 데크 아래로 비닐봉지, 캔, 담배꽁초가
곳곳에 숨어있던 시절이 분명 있었습니다.
심지어 19년 동안 데크 밑에 깔려 있던 쓰레기까지 있었다고 하죠.
바람에 날아가거나, 눈에 묻혀 보이지 않던 그것들이
세월을 따라 그대로 쌓여왔던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릅니다.
누군가 몰래 버린 쓰레기보다
누군가 조용히 주워 간 손길이 더 많아졌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작은 비닐 하나도 가방 속에 넣어 내려오는 이들을 자주 만납니다.
등산 스틱보다 집게와 쓰레기 봉투를 먼저 챙겨오는 사람들.
그 손길이 쌓이고 쌓여
한라산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더 깨끗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뤄진 데크 밑 청소 작업에서 나온 쓰레기들은
말 그대로 ‘시간이 만든 흔적’이었습니다.
19년 전 여행객이 무심코 두고 간 물병,
누구의 주머니에서 미끄러졌던 사탕 포장지…
그 모든 것이 이제야 햇빛 아래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마음을 배우죠.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우리는 자연에게 너무 쉽게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그래서일까요.
요즘 한라산은 더 아름답습니다.
눈으로 보는 풍경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지켜내고 있는 마음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산을 오르며 한 장의 사진을 남기듯,
우리도 조용히 한 줌의 책임을 남기면 어떨까요.
오늘 내가 가져온 작은 쓰레기 하나가
내일의 한라산을 더 맑게 만들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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